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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불법체류자. 그리고 개인과 전체..기질과 상황..을 무시한 오바들

얼마전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여중생 피살다룬 2580에 정부는 뭐하나 분통


그리고 오늘 네이버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지요.

맞아서 의식불명, 회사는 나몰라라












                                                    


                                                                                     
                                                      
                                                                            ...뭥미?



무슨 장단에 놀아나야할까요?(먼산)

잠깐 헛소리를 했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앞에서 한 헛소리대로 귀가 얇은 저로써는 두 기사를 읽으면서 기사의 내용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잠깐이나마 휩쓸렸음을 미리 고백합니다. 첫번째 기사를 보면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잠깐이나마 들었고, 두번째 기사를 접했을 때에는 역시 불법체류자였던 조선족들에 대한 연민이 잠시 들었지요. 그러다보니 제 자신에 대해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어라? 이게 뭥미? 일관성은 국 끌여먹었구나?'

그래서 기사를 찬찬히 다시 읽었지요. 그제서야 전 제 자신이 기사를 읽으면서 뭔가를 놓치고 있었구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두개의 기사에서 전제된 것은 한 개인의 범법 원인을 상황에 의해 조성된 점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개인의 기질적 속성에만 주목하고 그 개인의 범법 사실을 그 개인이 속한 집단 전체로 확대시켜서 보고 있지요.(첫번째 기사에서는 기자가 직접적으로 불법체류자를 까는 얘기보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소개하는 것이었지만 그런 얘기들만을 골라서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은 기자가 시청자를 방패로 자신의 의견에 대한 동의를 의도적으로 얻기 위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즉, 개인의 문제를 집단의 문제인 양 왜곡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물론 이것은 2개의 딜레마가 복합적으로 엮인 것이라서 사건의 본질을 단번에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저지른 필리핀 불법체류자에게 기질상의 결함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 개인의 결함이겠지 필리핀인, 더 나아가 불법체류자 전체에 대한 결함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전체에 결부시키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 집단 전체를 그렇게 만드는 상황의 논리, 사회 구조의 탓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구조의 문제는 인과를 분석하면 해결 가능한 부분이 있을 것인데 두 기사에서 전제되는 논리에 그런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개선의 논의를 생각하게끔 하는 기사가 아니라 '니네 애들 중 하나가 죄를 지었으니 비스무리한 니네도 전부 나쁜놈! 주거라~' 란 식입니다. 적어도 어느 한 가지 딜레마에 대한 고민 자체를 하게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것도 못하게 하고 다분히 독자들로 하여금 감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기사에서는 불법체류자들의 범죄율이 높다는 걸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보니까 2% 정도더라구요. 그럼 98%는 2% 때문에 모두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까? 그리고 가해자인 한국인 사장 때문에 대한민국 쓰레기라고 하는 사람들은 또 뭐라고 해야할까요? 또 그런 댓글에 전자는 후자를 씹어대고 있으니 아무리봐도 이 둘은 '적대적 공범관계'란 말에 어울리는 군상들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범법을 저지른 불법체류자들이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 살인, 강도상해가 상황의 논리로 면죄될 수 없는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불법체류자들이 사회적으로 약자라고 해서 범죄에 대한 면죄권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직 사고를 치지도 않은 선량한 개인으로써 불법체류자들 전체를 인간 말종으로 몰아가는 건 분명한 오바입니다.(물론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도 오바겠지요.) 그들을 개인으로 보고 그들을 그렇게 몰고간 상황의 구조가 만들어낸 원인을 제거해야지 표면적인 결함하나 제거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거 같진 않습니다.

불법체류자와 가해한 한국인 사장, 그리고 죽은 여중생과 가해자 불법체류자.. 우리는 어떤 것에 일관성을 두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런 의미에서 루시퍼 이펙트를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1

기사를 다 읽고서 올라온 댓글을 보니 한숨만 나왔습니다. 첫째 기사에서는 불법체류자를 다 잡아죽여야 한다는 댓글이 간간히 떠오르고 있지요.(말은 내뱉으면 단 줄 아는건지..) 기사 자체에서 이미 그런 얘기들만 나왔으니 그럴 법 합니다만.. 기사 자체에서 외국인을 '가려서' 받아야 한다란 걸 대놓고 올린다니 좀 그렇더군요. 두번째 기사에서는 동정론 퍼트리지 말라는 악플 댓글도 있더이다. 뭐.. 그래도 그 악플 적은 사람은 일관성 있으니 귀 얇은 저보다는 나은걸까요?(퍽퍽)

기자는 기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독자에게 알리고 퍼트릴 수 있지만 영향력을 미치는 고로 그런 만큼의 책임이 뒤따릅니다. 자신의 생각이 만약에 잘못된 것이라면 읽는 독자들 역시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는거니까요.

요즘 기자가 그런 책임의식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대단히 적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ps. 2 이것과는 거의 상관이 없지만 이런 류의 사건을 보고 있자면 근대가 부여한 '보편'이란 개념과 '진보'라는 개념에 점점 회의감이 듭니다.(더 정확히 말하자면 민족주의에 대한 회의감과도 연결되긴 합니다. 민족이란 이름아래 개인으로써 한국인과 불법체류자 집단을 강제로 양분하고 있으니까요. 본질적으로는 그냥 각각의 개인일 뿐인데 말입니다.) 뭐.. 이념으로써 진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진보라는 말에 들어가 있는 서구 중심의 헤게모니가 짜증난달까요.. 우리 사회는 진보와 근대의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거 같습니다.(이때의 진보는 이데올로기로써 좌파가 아니라 일직선의 방향만을 가진 '발전, 진화'란 의미일 뿐입니다.) 조금은 천천히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은데 말예요. 앞만보고 가다 엎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by 한단인 | 2008/04/15 15:05 | 시사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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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yourrachel at 2008/04/15 22:14
어떠한 개인들의 합인 집단이 어떠한 속성을 지니는 '경향성'이야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한낱 신문기사가 마치 팩트를 보도하는 듯하면서 편견이나 특정 감정을 조장하는거야 흔한 일이지요. 사람들이..그만큼 글을 꼼꼼하게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런 식의 팩트보다는 정서를 건드리며 (그렇지 않은 체야 잘 하고 있지만) 글을 쓰는 매체는 정말로 '무책임합니다'.

더구나 통계라는 것은 '반이나 된다!' 내지는 '반밖에 안된다!'라는 식으로 해석하기에도 뉘앙스가 다 달라지니 숫자를 곁들여서 사람들을 자극하는 글쓰기와 '개인의 성향으로 원인을 돌리기'가 결합되니 최악이지요....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04/16 00:22
뭐.. 낚이는 사람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순 없을 듯 싶어요. 그래서 반성 중..;;;

신문을 하나만 보지말고 여러 개를 구독하라는 의미를 조금은 알거 같아요.
Commented by 슬픈아이 at 2008/04/20 02:48
과연 개인의 문제일 수 있을까요?
필리핀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동네 윤리수준은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특히 치안이요. 부자 동네 아니고서는 돌아다니는 걸 가이드가 말리죠.
한국인이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살면 일본에서 살면 티가 확 납니다.
윤리라든가 정신구조가 다른 경향성이 있으니깐요. 이걸 직시하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요?
또한 이들은 '불법 체류'라는 신분에 있기 때문에 검거나 범죄 예방이 어렵고 설령 체포된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위해서는 더 많은 난관이 있죠. 외국인을 처벌하는 건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니깐요.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그 외 여러 사건들에 같은 경향이 나타나니깐 사람들이 반발하는 거겠죠. 그러기에 더 엄한 관리가 필요한데 그럴 때마다 시민단체 등에서 인권탄압이라고 아우성이니깐 더 '범죄 그 자체에 대한 처벌'도 잘 안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느 곳에 사시는 줄 모르겠으나 혹여 기회가 된다면 안산공단 근처에서 살아 보시길 바랍니다.
그 때도 지금처럼 말하실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설마 이주 노동자는 눈에 띄지 않는 어느 중산층, 부자 동네에 사시면서 그런 말씀 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주 노동자를 옹호하는 건 '진보'가 아닙니다. 왜 조선일보에서 이주 노동자를 극진히 싸고 도는지 생각해 보시길.
물론 인종주의적 편견에 반대하는 메시지에는 동감합니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04/20 03:44
슬픈아이 님/ ...본문에 제가 상황의 논리, 사회 구조에 대한 얘기를 분명히 한 것 같은데요? 전 2개의 딜레마 모두 언급했습니다만?

제 글을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전 불법노동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옹호의 의도로써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인권탄압이랍시고 최소한의 대책도 내놓지 않은 채 온정주의적 시각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도 전 오바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지금 제가 보기에는 슬픈아이님께서는 자신의 입장 때문에 본인의 시각에서 걸리는 부분만이 보다 더 부각되어서 인식되었다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즉, 님은 역설적이게도 제 글에서 님이 보고 싶어하는(?) 일면만 보였을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제가 글을 쓸 적에 무조건적인 배척에 대한 비판글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긴 했지만 제가 온정주의적 시각 역시도 오바라고 본문에서 명시한 것에서 제 입장은 이주 노동자에 대한 옹호적인 글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가 언급한 것은 인식 문제에서 보다 냉철하게 문제를 보자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인식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기사를 썼다고 판단되는 그 기자들을 까는 목적으로 저 글을 썼던 것일 뿐입니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04/20 03:50
그리고 추가적인 말.. 현존하는 걸 지키고자하는 행위는 어떤 논리 구조를 놓고 따진다고 하더라도 그 성격상 '보수'가 맞습니다. 그리고 현존하는 것을 변화시키려는 것은 방식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것은 '진보'입니다. 조선일보에서 하는 일이라고 해서 억압에 대한 해방적 코드가 있는 이주 노동자 옹호에 대해 진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과문한 저로써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언론 권력의 코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별로 관심이 없어서 왜 조선일보가 이주노동자를 싸고 도는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님께서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그리고 안산공단 근처에서 살아보길 권한다고 하셨는데.. 말씀하신대로 전 이주노동자들의 거주지와는 거리가 먼 곳에 있습니다. 집이 공단 같은 곳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 있으니까요. 곁에서 직접 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만, 역으로 곁에서 몸으로 체험한다고 해서 본질을 꿰뚤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주관이 만들어낸 착각에 지나지 않지요.

곁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편견에 빠지기도 쉽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황을 몸으로 겪었다는 것은 멀리 떨어져 상황의 본질을 꿰뚤어볼 여유없이 즉각적인 반응이 쌓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가까이 있기 때문에 나무는 잘 보일지언정 숲의 본질 자체를 다 보진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님께서 말씀하시는 탁상공론식의 얘기는 그만둬라는 것이 저로써는 막상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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