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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7 - 고구려 생활사 강의 다녀온 뒤..

1. 원래는 수중에 돈이 없어서 가지 못하게 된 강의였으나.. 특유의 차비 아끼기 신공을 발휘하기도 하는 등 어찌어찌 해서 서울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영등포역에 도착해서는 버스를 타고 목동으로 향하는데.. 그날따라 차가 많이 밀리더군요. 평소같으면 20분 정도면 넉넉히 연구실까지 가는데 지장이 없는데 4~50분이 걸려서야 도착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촛불시위 때문에 전반적으로 서울 교통 자체가 다 그랬다고 하더군요.  강의에 참석하는 아는 형은 차를 몰고 조치원에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서울 도착하고서 3시간 가량 걸려서야 연구실에 도착할 정도니.. 저는 약과였던 셈입니다. 어쨌거나 그날 강의에 오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로 큰 손실이 있을 뻔 했습니다.


2. 강의에선 여러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나중에 포스팅을 할지 않을지는 제 게으름의 여부에 달려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의문을 가지고 있던 것에 대한 의문 해소나, 혹은 몇가지 생각해오던 단편적인 망상들을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유익한 강의였습니다. 임용 공부정리하던 것 중에 초기 고대 부분에 대한 이해 중 납득이 잘 안되던 것들이나 잘못 이해하고 있던 것이 몇 있었는데 개인적인 소득이 있었다면 망상 재정리보다도 그쪽이 현실적인 소득이겠죠.

특히 본 주제와는 조금 번외적으로 나온 '진왕'의 권력문제와 국가구조에 대해서는 너무 막연하게 생각을 해왔는데 선생님이 작업가설로 언급하셨던 '진왕' 개념은 조금 충격이었습니다.(물론 작업가설이라 공식적으로 말을 꺼낼 단계는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대외교역권 문제를 진왕과 연관시켜 보진 못했거든요. 야마타이국이 일본열도의 100국을 거느리는 '왜왕' 행세를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 그렇게 접근할 생각을 못해본거 같네요. 선입견이란게 무섭긴 무섭습니다. 78국이란 말에 홀려서 자꾸 분권적 권력으로 사고가 쏠리니..;;

진왕이 권력을 잃는 과정에 대해서는 위만조선의 황해 연안항로 장악이나 동방변군 설치가 원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강의 들을 때 했었는데 타이밍을 놓치는 통에 여쭤보질 못했습니다. 뒷풀이 할 때 여쭤봤어야 하는데 하필 그때는 그놈의 건망증이..;;;


3. 강의 끝나고서 뒷풀이 장소로 향하는데 마침 볼일이 있어 연구실에는 늦게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놀랍게도 엘리베이터에는 '연예인' 이 있었습니다.


바로 개그맨 '이재포' 씨.. 지금은 탤런트로 전업하신 그분입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우치적으로 분하셨지요. 암튼.. 그렇게 가까이에서 연예인을 본 건 난생 처음이라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아.. 싸인이라도 받아뒀어야 하는 건데.. 마침 부인이라고 생각되시는 분과 대화 중이라서 방해될 것 같기도하고 당황도 한터라 싸인해달라는 말을 끝내 못꺼내겠더군요. 에혀.. 아깝다..(나중에 알고보니 그 근처에서 사시는 건지 연구실이 있는 건물 주변을 자주 '출몰'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중에 또 보게 된다면 그때는 싸인을..)


4. 뒷풀이 자리에 참석했을 때 또 한명의 운영자셨던 '박혁거세' 님과 그날 처음으로 말을 텄습니다. 형 동생으로 말을 놓기로 했지요. 이왕 형이 된 김에.. 아주 어려운 부탁을 하고 전 먹튀했습니다. 뭐냐구요? 7월부터 사실상 카페 운영 니가 다해라.. 이거죠. ㅋㅋㅋ(아주 양심없는 형이죠?)

...뭐.. 사고도 많이 쳤고.. 승질도 드럽고.. 능력도 모자라고.. 시험이란 핑계도 있으니 어찌됐든 전 좀 쉬렵니다. 싸움 말리다가 세월 보낼수는 없는 일이까요. (실은 사고 한번 더 쳐서 카페 쫓겨나기 싫다는 이유가 제일..;;;)


5. 뒷풀이도 마치고서 버스를 타고는 영등포역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상가 입구에서 내려서는 상가로 들어가 역으로 향하는데 상가마다 A4지로 '지하상가 상인을 망하게 하는 오세훈은 시장에서 사임하라' 라고 쓴 문구가 붙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그 와중에 가장 웃겼던 것은 '한나라당은 자폭하시지?' 란 문구였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지하상가 재개발 비슷한 걸 밀어붙이나 보더군요. 근데 몇번 지나가면서 봤지만 상가는 대단히 깔끔했고 정비도 잘 된 편이었습니다. 재개발을 왜하는 건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6. 토요일 새벽부터 블로그 출입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 새벽에 들어와보니 구독신청된 블로그들에서 많은 글들이 올라왔더군요. 페이지 수로 6~7개 됩니다. 그냥 읽기만 하는데 3시간은 걸릴 듯..

카페는 그렇다치더라도 블로그는 자주 들어오던가 해야지 원..

그간 밀린 블로글 중에 우선 촛불시위 관련 글들만 대강 훝어봤습니다. 시위 방송보는 것만으로도 새가슴이 되는 소심쟁이라 그날도 시위 참가할 엄두를 못내고 그냥 내려왔는데 금요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다치신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시위대와 전경간의 갈등도 커지는데... 갈등을 직접적으로 겪는 시위대와 전경들도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과는 상관없이 중간에 선 애먼 사람들이 인신공격을 받거나 폭행당하는 상황을 보니 점점 더 불안해집니다. 자꾸 프랑스 대혁명 때의 광기가 떠올라서요. 흰색과 검은색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회색이나 유채색도 있는 법인데..쩝.. 

특히나 전경들이 광기화 되는 것을 보고있자니 걱정입니다. 고시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황을 이렇게 조장한 경찰 수뇌부 측은 어떤 식으로는 댓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비단 시위대에 대한 폭력 조장만이 아닙니다. 전경들을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장함으로써 폭력에 대한 자기 정당화를 구축하게 만든 비인격적인 정신 폭력과 더불어 그들이 전역하고 난 뒤에 전경이었다는 이유로 (아마도 일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사회적 멸시를 받게 만들게 함으로써 벌어지는 정신 폭력 등 말입니다. 그들도 한때 선량한 시민이었음에도 폭력에 무감각해지게 만드는 일련의 사태들.. 이번 일을 조장한 경찰 수뇌부는 법적 심판만으로는 모자란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 같아서는 이런 상황을 조장한 경찰수뇌부, 아니 그렇게 묵인한 이메가와 그 도당들에게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를 알려줄 겸, 응징도 가할 겸, '루시퍼 이펙트' 책을 면상에 날려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물론 모서리 세워서요. 하긴 그 책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머리라면 애초에 이런 사태를 만들진 않았겠지만.. 이미 상황은 쇠고기 수입에 대한 정당성을 떠났습니다. 며칠 간의 강경 폭력 진압 행위는 이미 이메가와 그 도당들, 꼴통 경찰 수뇌부들의 권력 행사 당위성을 스스로 부정한 것인 만큼 그들의 옷을 벗길 명분은 차고도 남습니다.)

초기에 그에 대한 포스팅을 쓰고 나서 비폭력적인 촛불을 보고는 '역시 설레발이었어' 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비폭력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고 광기로 치달을 수 있는 (비단 시위자 뿐만 아니라 그 반대편에 선 사람들까지도)  '외줄타기' 상태와 다를 바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다시 설레발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로 시위가 끝을 맺게 될지 나쁘게 끝을 맺게 될지는 알 수 없어 불안감은 더욱 커져갑니다.


7. 금요일부터 일요일은 2가지 일로 인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모 때 재밌는 얘기를 듣고나서도 기분이 썩 좋진 않더군요.  어릴 적에 또래 어떤 녀석에게 느낀 '열등감'과 짝사랑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들이 제 의지와 상관없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전자는 금요일날 꾼 개꿈에서, 후자는 인터넷에서 어떤 만화를 보다가..

어느 정도 잊고 살고 있었는데 그때의 일이 생각나고보니 지난 일이지만 기분이 영 그렇습니다. 시위 강제 진압 포스팅을 본 것도 있고.. 마음이 무거워지는군요. 이런 기분이 유지되면 또 우울증 도지는데..

오후에 시내에서 학교 선배들 볼 일이 있는데 나간 김에 영화나 한편 봐야겠어요. 어차피 씨즐 공짜 영화 예매권이 오늘까지기도 하군요. 공짜 날리기도 그렇고 (핑계는 좋은거죠.) 강철중을 볼지, 무림 여대생을 볼지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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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단인 | 2008/06/30 06:04 | 일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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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8/06/30 18:16
영등포 역 지하상가도 그렇군요. 고속터미널 역 지하상가 상점들에도 수없이 오세훈을 규탄하는 종이가 붙어있더라구요. 다른 곳도 아닌 서초구에서 그런 글귀를 보니 어째 기분이.....;;;;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07/01 21:03
아.. 그럼 혹시 그게 지하상가 연합으로 저런 규탄 성명을 하는 건가요??? 그러면 저러는게 좀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
Commented at 2008/11/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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