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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이 과연 교육의 영역일까?

체벌은 필요하다.

비류님이 그 아이에게 취한 행동의 원인에 대해서는 저도 읽는 동안 화가 나긴 하더군요. 어디 면전에 침을 뱉다니.. 저같은 다혈질은 아마 앞뒤 안가리고 손이 나갈 것 같긴 하겠습니다.

그래도 전 기본적으로 체벌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교육학 공부하기 전인 2~3년전이라면 아마도 비류님과 생각이 같을진 모르겠습니다만 교육심리학과 교육사회학에 대해서 수박 겉햝기라도 해본 저로써는 체벌을 통한 폭력이 아이의 인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심히 걱정스럽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직 뭐도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혼란스럽고 사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인종들인 초글링에게는]

라고 말씀하신 것을 뒤집어보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못하는 것을 교사가 깨우쳐주어야 한다는 것이 교사의 책무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이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아니라 단지 때리는 것이라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납득이 아니라, 그 순간 폭력에 굴하고 겁을 먹어 그 순간 자신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철회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의 앞뒤로 잘못된 행위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채벌을 받는 아이의 기억 속에서 주목되는 점은 자신이 '맞았다' 라는 사실 뿐입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말이죠. 머리가 꽤 굵은 학습자라면 체벌을 받은 후에 그 설명들을 곱씹을 수 있겠습니다만, 말씀하신 초글링들은 그게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제재를 가한 순간 잘못은 표면적으로 교정이 되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아이가 머리가 굵어져 자신의 행동이 어떤 잘못된 의미를 가진 것인지를 깨닫게 되겠지만 그 순간 폭력에 대한 각인은 그 아이의 평생에 트라우마로 남겠지요.(개인적으로 그런 경험이 있어서 남 일은 아니다 싶습니다. 물론 비류님의 사례는 그럴 법한 경우이긴 했습니다.  교육자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써 이성의 끊이 끊어지는 경우는 있으니까요. 얼굴에다 침을 뱉다니..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라도 손이 나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해와 용납은 별개인 듯 싶습니다.) 

더군다나 그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아는 원인 제공이 체벌이 되진 않는다는 점은 교육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그건 사회적 상호 교류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니까요. 일껏 얻는 교육적 의미라고는 '내가 내 좆대로 놀아선 큰 코 다칠 수 있겠구나' 를 학습하는 것 밖엔 없을 듯 싶습니다.(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안나 비속어를 쓴 점은 죄송합니다.)

그런 걸 정말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교육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했던 저로서는 회의적입니다. 훈육이라면 또 모를까, 교육이라고 할 순 없지요.

http://orumi.egloos.com/4010701

제가 그런 생각을 결정적으로 굳히게 된 건 링크시킨 초록불님의 포스팅들을 통해서였습니다. 그 포스팅에 제가 남긴 댓글에서도 써두었지만, 사실 저런 걸 폭로랍시고 쓴 교사를 보면 자못 헛웃음이 납니다. 저 얘기는 체벌말고는 교사가 아이들을 통제할 교육적 스킬을 갖추지 못한 무능한 교사란 걸 자기 입으로 까발리는 것 밖에 안되거든요.

[중앙일보] 초등학교 교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

물론 그 대상에 비류님을 넣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비류님이 교육학을 따로 전공하신 건 아니니까요. 문제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사'란 사람의 입에서 저게 나올 말인가 하는 점입니다.

뭐.. 누군가는 임용시험조차 합격못한 풋내기 재수생으로써 저를 두고 '니 주제에?'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전 임용시험에 합격 못할 정도로 미숙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단지 저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교사가 될 바에야, 차라리 안되는 것이 아이들을 위해서 다행이겠지요. 때문에 끊임없이 그런 교육적 스킬이나 정신에 대해서 공부해야 할 것이 제 할일이고 또한 교사의 할일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니까요. 그건 교과서 같은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때문에 교사는 전인적 스승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것에서 '교사의 권위'가 나오는 것일테죠. 그런데 그럴만한 교육자적 자질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채, '교사' 라는 직함만을 가지고 교사의 권위를 바라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단순히 읽히고 정보만을 전달하는 '교과서'와 동일시되는 대상이 되는 상황을 자신이 조장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모독 그 이상이 되진 않겠지요.


물론 저번에도 비슷한 얘기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체벌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소모된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겠습니다만, 역시 마찬가지로 사회적 비용이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소중한가를 생각해보면 저는 원칙적으로 체벌이 용납되긴 어렵다 싶습니다.

역시나 원론적인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암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덧 1. 댓글로 남기려 했습니다만, 내용이 대단히 길어지는 통에 남의 블로그에 그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 트랙백으로 남깁니다.

덧 2. 말은 이렇게 하고서 교육심리, 교육 사회 외에는 나머지 교육학을 등한시하는 제가 이런 말을 하니 심히 민망하긴 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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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단인 | 2008/12/13 11:57 | 시사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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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飛流 at 2008/12/13 12:46
아, 쓰면서도 어감에 뭔가 좀 걸리는 것이 있더니......
네, 한단인님 말씀처럼 훈육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났겠군요.

저는 행정학을 전공했다보니 사회적 비용, 전체적인 사회적
요소만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체벌찬성을 주장하게
됩니다.

확실히 매를 대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고 이상적인 것은 붙잡
고 잘 교육하는 것이 더 좋겠죠 'ㅅ'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3 12:51
아니 뭐.. 저도 교육학을 전공하기 전이라면 충분히 체벌 찬성을 주장했겠죠. 비류님이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리고 말은 이렇게 하면서 정작 저 상황이 저에게 닥치면 제가 무슨 행동을 할지 걱정이 됩니다....( '^');;
Commented by 좌파논객 at 2008/12/13 12:54
만약 누군가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유없이 죽인다면 저 또한 그를 죽이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제 개인의 심정일 뿐이며
그렇다고하여 보복살인을 정책으로 표방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제가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 누군가를 때려주고 싶은 충동이 일때가 많고
실질적으로도 누군가를 때려야할 상황이 올것이긴 하지만
그걸 이유로 조직운영에 있어 구타의 정당성을
주장해선 안되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3 12:57
예. 확실히 이해를 하는 것과 용납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죠.
Commented by 解明 at 2008/12/13 14:16
체벌의 찬반 문제는 이미 로마 시대의 퀸틸리아누스에서 볼 수 있듯이 아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요. 올해 초 에라스무스의 책을 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가운데 하나는 체벌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http://explain.egloos.com/3610129). 교육학에서는 그냥 퀸틸리아누스와 에라스무스가 체벌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는 것만 배웠는데, 그 주장의 근거가 되었던 글을 읽으니 좀 더 문제 의식이 생생해지더군요. 에라스무스라는 사람이 진짜 저 시대에 앞서간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요. 저도 체벌은 반대합니다. 인본주의 측면에서도 그렇고 무엇보다 사람 때리지 않고 사람 미치게 하는 법을 알았기 때문에 굳이 체벌이라는 수단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3 15:01
엉? 사람을 때리지 않고 사람을 미치게 하는 법을 알았다는 것은 대체 무슨..?

덧. 그러고보니 해명님의 전공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교육학을 부전공으로 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사범대 계열이신지?
Commented by 解明 at 2008/12/13 16:07
뭐 학군단에 있을 때는 선배들한테 군대에 있을 때는 중대장한테 배웠습니다. =ㅅ=;
저는 전공이 교육학이었습니다. 교원자격증은 복수전공은 국어국문학이었고요. 역사학과 사회학은 취미입니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3 18:12
주..중대장님..? ㅎㄷㄷ
Commented by yourrachel at 2008/12/13 17:15
제가 체벌을 반대하는 이유는 딱 두개여요. 첫번째, 가하는 사람 입장에서 효과가 없다. (흔히 효과적이라고들 착각하죠.) 두번째, 받는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악영향이 갈 지 이루 말할 수 없다. 몸이 두들겨맞는 것이든, 마음이 두들겨맞는 것이든 마찬가지겠죠. 씁쓸하네요.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6 11:08
사실 저도 첫번째는 착각을 하고 살았고, 두번째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었다고 생각을 해요. 얼마나 멍청하게 살아온 것인지...
Commented by 뼈긁는좀비 at 2008/12/14 02:40
말 안들으니 때려야한다< 는 목적으로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반발심이 일어나요. 초록불님 포스팅에 답글로 어지럽게 써놨지만서도.
다만 이런 인터뷰 기사들을 계기로 개인에게 일방적이고 가학적으로 가해지는 체벌이 아닌 새로운 방법이나 전인격적인 교육 방향 - 상담교사 설치 등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줬으면 좋겠쪄염.

'ㅁ'/ 링크신고하고 감미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6 11:07
오오.. 역 링크 신고인게로군요. 낚시 블로그(?)이지만 자주 찾아주심 감사하다능..
Commented by 하텔슈리 at 2008/12/15 21:13
교육이 뭐냐는 데 대한 정의에서부터 결과가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사회에 순응하는 말 잘듣는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때려야 하고 자신의 주관과 양심으로 사는 인간을 위해서라면 때리지 말아야죠.

...이나라에서는 주로 전자쪽을 더 바라는 교육을 하고 있으니 때리는 게 옳다고 하는 거죠...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6 11:07
쩝..전자의 정의를 굳이 말한다면 훈육이 되겠죠. 전 교육이란 용어의 정의가 정치적 맥락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제대로 된 정신이 박혀서라고 생각치는 않는 편이라..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12/16 11:00
물론 어느땐 안맞았겠느냐만은, 저는 고딩 때 금욜날 영어 단어 시험보고 매맞았던 교실 분위기가 기억나네요. 전혀 우울하지 않은, 오히려 학생과 선생님이 같이 웃는 기묘한 타임이었지만... 오히려 시험볼 때가 더 긴장이었다는...ㅡㅡ; 하하 이건 여담입니다.;;

저도 체벌이라는 것이 결코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 자식을 키운다고 해도, 매는 들고 싶지 않다는...

p.s 그런데 이번주에 역사문 정모 있지 않나요? 아직 공지가 올라오지 않아서 내심 궁금해지네요. 예전에는 1주 전에 꼭 공지가 올라왔었는데...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12/16 11:05
음..저도 공지가 뜨지 않아서 좀 이상하게 생각하던 차입니다. 아마도 다른 일 때문에 바쁘셔서 잠시 잊으셨을 수도.. 수요일까지 공지가 뜨지 않는다면 한번 전화드려볼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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