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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에 대한 응징의 방식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027677

'라이프'는 이지메를 주제로 한 만화 중에 가장 유명하다고 할 만한 작품이다. 3년 전 내가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공포를 느낀 순간은 작품 말미에 이지메를 암중에서 조종한 아이가 그것이 들통나는 순간 사람들로부터 역 이지메를 당하며 멘탈이 붕괴되는 것을 묘사하는 장면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학교폭력을 당한 나로서도 보면서 쾌감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공포를 느낄 정도였다.


포탈 뉴스 메인에서 올림픽 기사조차도 제치며 나오는 모 걸그룹 멤버 왕따 기사와 SNS 에서 해당 걸그룹 보이콧 움직임을 보며 나는 3년 전이라 정확히 생각나지도 않는 그날의 기억을 환기시켰다.

왕따에 대한 인과응보라는 말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하는 것은 왕따 행위 자체와 동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왕따 시키는 주체도 왕따를 할 때에는 스스로 '그럴 만 했다'라고 자기 정당화하며 또한 당하는 입장은 이유를 막론하고 멘탈이 붕괴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생각 자체가 왕따 행위자에 대한 옹호로 비칠 수 있을 것임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자신은 아주 작은 '정의'를 행한다는 생각이지만 그 작은 정의가 수십, 수백만이 모여졌을 때의 고립감이 만드는 압력을 생각해보면 그 작은 정의도 과연 옳기만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란 뜻의 단어인 [인간]이란 단어에서 나타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사람에게 사회적 배제란 일종의 사회적 살해행위이다. 왕따나 이지메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래서인데 작은 정의를 행한다는 생각에서 벌어지는 배제 행위는 일어난 맥락의 선악은 차치하고서라도 윤리적으로 과연 정당한 것인가? 살해라는 점에서는 둘 다 동격이다.

현실에서 합법적 살인이라는 사형제도는 그래도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 '성문화'되어 있고 대가의 수위나 기준이 명징하며 판결 주체는 이에 따라 판결하고 가해주체는 그에 따라 사형에 처한다. 그렇기에 같은 살인이라도 최소한의 당위와 명분을 가진다. 그런데 이 경우는 그러한가? 그 누구에게도 그럴 자격과 명분과 권리와 그로 인한 책임은 부여되진 않았다. 공감과 공분은 모두의 권리요 책임이지만 심판은 그러하지 못하다. 이 점을 무시하면 안된다.

대가를 치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대가의 수위와 치르게 하는 주체는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가해자 인권 드립 치는거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요지는 왕따를 비난하면서 역 왕따가 되고마는 모순에 관한 것과 제대로 된 해결방법으로서 그것이 유효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응징의 방법이 비윤리적이 되고 만다면 애초에 비윤리적 행위를 응징해야할 당위가 사라진다.

그래서 유사한 일이 벌어질 때 과연 답은 무엇일까? 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생각까지만 하고 답이 나오진 않는 다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작은 정의에서 비롯된 역 이지메는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로는 윤리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심정적으로야 나도 화는 난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에서 분노의 표출은 해답이 되진 않는 것 같다.



덧. 읽는 독자분들이 약간의 오해를 하실까 하여 댓글로 달았던 내용을 약간 고쳐서 올립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왕따나 학교 폭력의 문제에서 가해 당사자에게만 책임을 물리고 악마화시켜 배제시키는 행위도 크게 보아서는 일종의 문제라고 생각해오던 터라 이번 일이 그냥 넘겨지진 않습니다.

가해자 개인이 평상시에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인성 문제도 결부된 문제겠지만 왕따가 일어나게 된 환경적 요소나 구조에 대해서도 무시하긴 어려우니까요.(아!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린다 이따위 개소리는 아닙니다. 가해자가 가해를 일으키는 구조적 압력에 대한 얘기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저는 상황을 방치하고 되려 키운 환경을 제공한 소속사 사장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아무리 소문으로 누가 누가 난 년이니 뭐니 하며 불러도 소속사 사장이 감독과 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이 지경까진 되진 않았을테니까요. 평소에 쉬지도 않고 행사 뛰게 만든 억압적 상황에서의 스트레스도 한 몫을 했을테구요.)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가해자 악마화로 인한 배제만을 낳는다면 언젠가 또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은 자명한 부분이니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피해자가 가해자 되기도 하는 구조적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꽤 접한 터라 저렇게 배제화만 시킨다면 사회에서 남아있을 사람은 누가 있겠나 하고 평소에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이걸 가해자 인권 드립이라고 봐도 할 말이 없긴 한데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물론 가해자가 벌인 일에 대한 응분의 댓가는 필요한 것이죠. 다만 그걸 집행할 주체의 명분과 자격이 있는 것인가 하는 점, 그리고 필요 이상의 댓가를 치르는 것은 정당한 것인가 하는 문제가 역 이지메에 걸려있기에 하는 얘깁니다. 물론 이 경우는 학교 폭력과는 달리 집행 주체를 정할 수 없다는 문제가 걸려 있어 저로서도 지적은 하면서도 답을 내릴 수 없어 답답하긴 하죠.

아무튼 제가 이렇게 생각해 오던 것에는 이러한 텍스트를 읽은 것에서도 비롯되었습니다.

http://chiwoo555.egloos.com/3191439

http://heeyo.egloos.com/3788575 (관련있는 글 자동 검색에 이런 글도 있군요. 같이 올립니다.)

by 한단인 | 2012/07/31 15:11 | 사색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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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글쎄요 at 2012/07/31 16:14
화영 왕따사건 이후 코어측, 자세히는 김광수 대표의 대응이 직접적인 상대인 화영의 침묵과는 달리 온갖 비방인것을보면 먼저 비윤리적으로 공격을 시작한것이 어느쪽인가 생각하게 되네요. 물론 티아라가 역이지메를 당하고 있다는것, 적어도 네티즌들이 그럴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건 공감합니다만, 김광수 대표가 그런 반응에도 전혀 흔들림없이 왕따의 잘못을 화영에게 돌리고 있는것을 보면.... 화영이 직접적으로 나선것도 아니고 네티즌들의 특성을 볼때 비윤리에 윤리적으로 맞선다 이것도 좀 우습지 않나 생각되고요.
Commented by 한단인 at 2012/07/31 17:15
비윤리적 행위를 심판하겠다는 심리의 발로에서 비롯된 행위가 비윤리적이 된다면 그 자체로 당위를 잃게 되는거죠.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는 부차적 일 뿐입니다.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12/07/31 21:42
애초에 효민(박선영), 지연(박ㅇㅃ) 같은 막가는 애들을 걸그룹 아이돌로 뽑아서는 애들 코 묻은 돈을 벌겠노라고 쉬쉬하고 계속 굴리던 소속사의 문제가 크지 않나 싶어요. 그런 분위기에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게 될 것이고 우린 이렇게 해도 끄덕없다는 오만함을 갖게 되겠지요.
왕따 문제가 나오는 것도 연예계 전반에서 티아라 나머지 멤버들과 화영에 대해 상반된 증언이 계속 나오는 것 역시도 문제점을 방관하고 돈벌이에 매진한 그런 소속사의 문제에 기인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광수 사장 입장에서는 개인부도 크리까지 맞았던 상태에서 부도칸 공연으로 대표되는 티아라의 일본진출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상황이다보니 자꾸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이구요. 80년대, 90년대 '업자' 마인드로 2012년에도 여전히 돈을 벌어먹으려는데 네티즌들은 수십년전 황신혜 결혼설에 조성모, 남규리 파동 등을 이미 알고 있는데다가 효민, 지연의 흉칙한 과거까지 알고 있는터라 옛날 방식이 통하지 않는 셈이지요. 네티즌 + 조중동 + 지상파 뉴스가 광수 언플에 등을 돌린 상태에 광고업체와 일본 기획사 측과의 위약금 문제까지 이어지면 천하의 김광수도 못 이길 것이죠. 남규리 사태로 이미 공격 패턴이 파악된 상태이기도 하죠. 그동안 쏟아내는 언플 개드립이야 자승자박의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입니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12/07/31 19:54
확실히 제 무덤을 판 격이라 이런 상황 자체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은 들더군요. 그야말로 응보인데 그래서 저도 이 글을 쓰면서도 이게 잘하는 짓인가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닌 건 아니다 싶기도 해서 말이죠. 물론 공분과 심판이란 미묘한 표현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저도 글 쓰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뭐가 맞는 걸까 하고 말이죠.
Commented by 충격 at 2012/07/31 21:36
효연이는 소녀시대 멤버이고 금옥연합 박선영이 예명은 효민입니다.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12/07/31 21:47
오타 수정. 부도 위기까지 맞았던 김광수 입장으론 포기 못할 상황이라서 3류 행사 전전하는 걸그룹이 되더라도 티아라 이름은 가져가고 싶어할 것이에요. 그나마 과거에 큰 흠결이 안드러난 함은정, 보람, 큐리, 새 멤버 정도로 꾸려서 티아라 유지하고, 메이저 언론의 표적이 된 몇몇 멤버를 포기해야될 겁니다. 연기되고 노래 되고 의지도 있는 은정이야 오해 드립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테구요.
지금 추세면 티진요를 비롯한 네티즌의 추적도 부작용이 슬슬 드러날 시점이죠. 어느 시점에서 역풍이 먹혀들 가능성도 있어요. 딱 봐도 구라다 싶은 얘기나 지나친 표현을 삼가할 필요가 있죠.
Commented by 한단인 at 2012/07/31 22:12
그 떡사건이나 언팔 때문에 큐리 빼고는 과연 살아남을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at 2012/07/3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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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07/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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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07/3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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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07/3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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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07/3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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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08/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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